서울 강남권 아파트 전세 시장 분위기가 변했습니다. 시세보다 싼 급전세가 소진되면서 전셋값이 반등하는 단지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고금리와 입주 물량 폭탄에 급락하던 연초 시장 상황과 대비됩니다.
1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송파구 아파트 전셋값은 한 주 새 0.13% 올랐습니다. 지난달 24일 10개월 만에 반등한 뒤 3주 연속 상승세입니다. 지난 2월 주간 하락 폭이 1.5%에 달했던 강남구도 10개월 반 만에 상승(0.07%)했습니다. 서초구(-0.23%)는 연초 대비 낙폭이 5분의 1수준으로 줄었습니다.
현장에서 체감하는 오름폭은 훨씬 가파릅니다. 강남구 개포동 래미안블레스티지 84㎡ 전세는 지난 2월 8억8500만원 ~ 11억원까지 내렸다가, 지난달 10억5000만원 ~ 13억원에 거래되었습니다. 지난 2월 8억원대까지 내렸던 송파구 잠실동 잠실엘스 84㎡도 최근 10억원에 전세 계약서를 썼습니다.
지난 2 ~ 3월 학군 수요로 급전세가 소진되면서 전세 물건이 귀해진듯합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 조사 결과, 이날 기준 송파구 아파트 전세 매물은 2956건으로, 석 달 전보다 35.5% 급감했습니다. 같은 기간 강남구와 서초구도 각각 19.6%, 15.5% 줄었습니다.
전세 거래 비중도 늘고 있습니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3월 강남구 3구(강남 · 서초 · 송파) 아파트 전세 거래는 3486건으로, 전 · 월세 거래(5889건)의 59.2%를 차지했습니다. 지난해 12월 전세 비중은 45.9%에 불과했습니다. 세입자를 구한 집 10가구 중 전세가 4 ~ 5가구에서 6가구로 늘어난 셈입니다. 아직 신고 기한이 남은 지난달 강남 3구 전세 비중은 62.7%에 달했습니다.
강남권 전셋값 반등은 매매 시장에 퍼온 온기 덕분이란 분석이 많습니다. 통상 전셋값은 매매가격과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최근 서울 매매 시장은 금리가 고점에 왔다는 인식이 퍼진데다, 부동산 규제가 완화되면서 반등 조짐을 보입니다. 특히 강남 3구가 속한 동남권 아파트값은 4주째 오름세입니다.
상대적으로 비싸진 월세도 한몫했습니다. 금리 인상 여파로 지난해 하반기 임대차 시장에선 월세 선호도가 높았습니다. 전세 대출 금리가 연 6 ~ 7%대로 치솟자 세입자들이 전세를 꺼렸습니다. 은행 이자보다 월세를 내는 게 이득이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시장 환경이 바뀌면서 월세 매력이 줄었습니다 .전셋값이 하락하고 전세 대출 금리 하단이 연 3.6%대로 떨어졌습니다. 이에 반해 강남 3구의 전 · 월세 전환율(보증금을 월세로 바꿀 때 적용하는 비율)은 지난 2월 연 4.2% ~ 4.5%로 올라왔습니다.
1억원을 대출받아 내는 연간 이자(360만원)가 보증금 1억원을 월세로 돌릴 때 지불하는 1년 치 월세(420만원 ~ 450만원)보다 싸다는 뜻입니다. 전셋값이 내리는 동안 월세가 비싸지면서 다시 전세 수요가 늘고 있고, 비싸진 월세가 전셋값을 밀어 올리는 격입니다.
이러한 분위기는 서울 전여긍로 확산될 것으로 보입니다. 전셋값이 바닥을 찍은 것으로 보이며, 서울은 당분간 입주 물량이 많지 않고 집값이 더 내려가길 기다리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전세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해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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